신제주와 중산간지역의 경계에 자리한 대지는 지리적 특성상 한라산을 기준으로 북사면이 형성된 곳으로 남북으로 울창한 보존 수림이 자리하고 있다. 전면도로에서 보존 수림으로 둘러싸인 대지는 자연스레 주변보다 낮은 지형을 이루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도심과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숲 속에 어린이집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도시에 길들여진 아이에게도 그 부모들에게도 낯설지만 큰 행복 일 것이다. 아이들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교감하며 마음껏 뛰어놀고 더불어 자랄 수 있기를 바랐고 내외부의 다양한 공간들을 통해 아이들이 커가면서 채워 나갈 일상들이 더욱 풍성해 지기를 원했다.

건물의 배치는 동서로 길게 하여 복도를 비롯한 공용공간들이 남향의 자연채광을 받게 하였고 그 복도에 길게 면하여 구성된 보육실에서 북쪽의 해송 숲을 배경 삼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각 보육실마다 있는 데크와 테라스를 통해 쉽게 외부로 나갈 수 있게 하여 내외부에서 유기적인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외부공간에는 텃밭, 놀이기구, 모래 놀이터, 숲 놀이터, 잔디마당, 휴게공간 및 많은 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어 아이들에게 더 많은 야외 활동을 제공하고 특히 남쪽 전면에 위치한 넓은 잔디마당과 뒤 쪽의 목재데크 공간은 계절마다 특색 있게 활용될 수 있는 건축적 장치가 되도록 하였다. 동쪽 끝에는 실내 체육실과 식당을 비롯한 다목적실을 두고 서쪽 끝에는 특별한 미술수업을 위한 아뜰리에 공간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보육 실하고는 다른 공공의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남향의 넓은 복도는 이런 다양한 실들을 이어주는 공동의 이동 통로이면서도 아이들을 위한 놀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공간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한 재료 사용과 마감처리를 하여 사용성을 높이고 특히 편백나무 합판을 써서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건물의 외관은 제주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색감과 재질감을 닮은 재료를 선정하여 주변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길 바랬다. 그렇게 해서 쓰인 평범한 시멘트 벽돌과 제주 현무암 그리고 지붕재로 쓰인 징크 등이 건물의 형태가 가지는 단순함과 더불어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선사해 줄 것이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의 즐거운 하루하루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