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좌동 도심주택

우리는 일상의 순간들이 시적이었으면 한다. 일상의 자연스러움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기는 그런 공간을, 그런 건축을 그려 본다. 어느 아침, 동향으로 난 창에 어린 그날의 첫 햇살이 잠을 깨우는 순간, 가족과 이웃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김장을 하고 소일거리를 하는,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사람이 편히 쉬는 그런 소중한 시간은 공간의 아련한 추억과 더불어 켜켜이 쌓인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디더라도 날마다 가꾸어 가는 우리의 일상은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런 순간들은 늘 반복되고, 또 늘 다르다.

남가좌동은 다가구, 다세대 촌이 오래전에 형성된 곳이다. 집 장사치들이 지은 빨간 벽돌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여기에 살던 집주인들은 근처에 들어선 새 아파트로 대부분 이사했고,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세입자들이다. 남가좌동 프로젝트의 건축주는 젊은 부부로, 어떻게 하면 어렸을 때부터 살던 이곳에 새집을 지어서 돌아올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가 아파트 문화의 전환기에서 낙후된 다세대 주거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일상의 시적인 순간들로 채워질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천창이 있어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옥탑방과 볕이 잘 드는 식탁 창가와 따뜻한 느낌의 거실, 작지만 예쁘게 꾸민 1층 입구 정원과 필로티, 그리고 부부를 위한 채광이 되는 지하 운동 공간까지. 소박하고 과하지 않은 특별함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의 외관은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루는 벽돌로 마감하면서 창호 등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다듬는 방향으로 하였다. 이런 골목길은 보통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폭에 담장까지 서 있어서 답답해 보이지만, 나중에 담장 허물기 사업 등으로 식재와 공지가 마련되면 공공성도 확보하는 새로운 형식의 다세대 타운도 꿈꿔 본다.

남가좌동 도심주택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프로그램: 도심 노후주택 재건축 (3인가족 주택, 지하 검도연습장)
대지면적: 77㎡
건축면적: 45㎡
연면적: 148㎡
설계기간: 2011.08-2011.10
발주처: 개인
설계담당: 신호섭, 신경미
구조형식: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붉은색치장벽돌, 노출콘크리트, 금속

Namgwaja Compact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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